매케인, 황인종 비하단어 사용 구설수

  • 입력 2000년 2월 20일 20시 02분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지명전에 나선 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이 동양인들을 비하하는 ‘구크(gook:황인종)’라는 단어를 공개석상에서 사용해 구설수에 올랐다.

매케인의원은 지난달 발간된 잡지 ‘더 네이션’과의 회견에서 베트남전 당시 자신을 고문한 베트남 군인들을 가리켜 ‘구크’라고 말했다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가 18일 전했다. 매케인은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 중에도 “나는 구크들을 증오하며 앞으로도 계속 증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에 살고 있는 아시아계가 발끈하고 나선 건 당연한 일. ‘소수민족 차별철폐운동을 위한 중국인 모임’은 “어떤 나라에서도 지도자들이 인종적 편견을 담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을 위한 미디어 액션 네트워크’도 “매케인이 나이지리아인에게 체포됐다면 감히 ‘니거(nigger:검둥이)’라는 말을 사용했겠느냐”고 비난했다.

아시아계의 반(反) 매케인 기류가 거세지자 매케인의원은 “내 말은 포로수용소의 간수들을 지칭한 것이었다”고 물러섰지만 “그들이 내 동료를 때리고 고문했기 때문에 그 단어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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