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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2월 2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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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너럴 모터스(GM·세계 1위), 일본 도요타자동차(세계 3위, 일본 1위), 독일 폴크스바겐(VW·세계 4위,유럽 1위)이 자동차와 부품의 설계 및 개발 시스템을 내년부터 통일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이들 3개사는 설계 및 개발용 컴퓨터를 내년부터 상호접속해 자동차 부품의 공동개발을 촉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선 도요타-GM, 도요타-VW간에 컴퓨터 언어변환기술을 새로 개발해 데이터를 주고받기로 했다. 궁극적으로 세 회사는 부품개발을 완전히 통일, 공통된 부품을 각 회사의 자동차에 사용할 방침이다.
이들 3사의 제휴합의는 정보기술(IT)혁명이 국제적 자동차업계 재편의 새로운 키워드로 등장했음을 뜻한다. 하청 및 부품업체 등과의 계열관계가 강한 자동차업계에서 경쟁업체간 설계 데이터 교환 등은 그동안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지금까지 주요 업체간 제휴는 연료전지차량 공동개발 등 차세대 환경기술분야 협력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98년5월 독일 다임러 벤츠-미국 크라이슬러의 합병발표와 지난해 1월 미국 포드의 스웨덴 볼보 매수발표 등으로 자동차업계의 경쟁이 심화됐다. IT 활용이 자동차업계의 사활을 좌우하게 됐다. 그런 배경이 IT를 축으로 하는 숙적들의 ‘3자 강자연합’ 탄생을 가능케 했다.
이들 3사는 이번 제휴를 통해 자동차업계에서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번 합의만으로도 대폭적인 개발비용 삭감효과가 예상된다. 3사는 인터넷을 통한 부품 공동구매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제휴의 시너지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세계표준화를 지향하는 차세대기술 개발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아무튼 이번 ‘강자연합’은 자동차업계의 또다른 연합과 이에 따른 재편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