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교황 누가될까]마르티니대주교-소다노추기경 거명

  • 입력 2000년 1월 24일 18시 34분


로마 가톨릭교회 교황 요한 바오로2세(79)의 자진 퇴위설이 계속되면서 차기교황 후보를 거명하는 언론매체들이 늘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는 20일 교황의 건강에 자주 적신호가 나타나면서 ‘포스트 바오로2세’논의가 조심스레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23일 교황청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교황이 2년 내에 휠체어에 의지하게 될 지도 모른다면서 내년 부활절 행사를 마친 뒤 퇴위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의 일간지 레푸블리카는 이미 추기경들이 차기 교황을 개혁파로 할 것인지 보수파로 할 것인지, 또는 어느 국가 출신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조정작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요한 바오로2세의 교황청 운영방식에 불만을 표시하는 세력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교황이 21년간 장기집권하면서 교황청이 관료적으로 변했다면서 민주화를 요구하고 있다. 개혁세력의 대표는 카를로 마리오 마르티니 이탈리아 밀라노 대주교(72). 그는 지성과 정치력을 겸비한 성직자로 꼽히지만 한번도 교황을 배출하지 못한 예수회 출신이란 게 약점이다.

교황은 카밀로 루이니 로마대주교(68)를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니 대주교는 교황의 권위를 인정하고 따르는 보수세력을 대변한다. 교황의 측근 가운데는 교황청 국무장관인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72)이 차기 교황감으로 꼽힌다. 추기경들이 콘클라브(교황선출회의)에서 중도성향 후보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디오니지 테타만지 제노바 대주교(65)가 유력하다. 제3세계에서는 노르버토 리베라 카레라 멕시코시 대주교(57)와 나이지리아의 프란시스 아린제 추기경(67)이 후보로 꼽힌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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