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나라' 독일 맥주 덜 마신다…신세대 외면 소비급감

  • 입력 2000년 1월 9일 19시 54분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 맥주가 위기를 맞았다.

독일의 1인당 연간 맥주소비량(127ℓ)이 체코(150ℓ)에 이미 뒤졌고 아일랜드(123ℓ)에도 곧 추월당할 것이라고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이 8일 보도했다.

지난해 독일의 맥주소비량은 2.5% 줄었고 2010년까지 20% 감소할 전망. 이에 따라 수많은 맥주회사가 문을 닫고 특히 지방 맥주공장의 절반 이상이 폐업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에서 맥주는 와인과 칵테일 등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술과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더욱 결정적인 이유는 젊은이들의 외면. 신세대는 사이버스페이스와 맥주가 어울리지 않는다며 맥주를 퇴물로 취급한다.

맥주업체들은 가격 인하와 신상품 개발로 위기 타개에 나섰다. 유명 맥주회사들은 500㏄캔맥주를 1마르크(약 600원)의 싼값에 판다. 바이에른 지방에서는 맥주에 콜라와 와인을 섞은 ‘파워 고아스’가 개발됐다.

함부르크에서는 대추와 동양적 향료를 첨가한 신상품이 ‘파라오’라는 이국적 상표로 시판된다. 심지어 베를린에서는 대마꽃을 넣어 만든 ‘턴’이라는 맥주까지 등장했다. 옛 동독 지역의 한 맥주회사는 과거 공산체제의 향수를 자극하는 ‘붉은 10월’이라는 맥주를 내놓았다.

<베를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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