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아일랜드 가톨릭-개신교 참여 평화협정 합의안 통과

  • 입력 1999년 11월 28일 18시 51분


북아일랜드에 평화가 깃들게 됐다. 수십년간 반목해온 북아일랜드 내 개신교와 가톨릭 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북아일랜드 자치정부가 이번주에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북아일랜드 내 개신교파 최대정당인 얼스터연합당(UUP)은 27일 가톨릭과 개신교 대표가 정권에 함께 참여한다는 평화협정 이행 합의안을 공식 추인했다.

UUP 중앙위원회는 이날 찬반투표에서 찬성 480, 반대 349표로 평화협정 이행안을 통과시켰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이행안은 가톨릭계 무장단체인 아일랜드공화군(IRA)이 무장해제를 시작하기 전이라도 자치정부를 출범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UUP는 IRA의 선(先)무장해제를 주장해왔다.

데이비드 트림블 UUP당수는 자신이 이끌게 될 내각 각료 12명의 명단을 29일 자치의회에 제출해 인준받을 예정이다. 이 내각에는 IRA의 정치조직인 신페인당 소속 2명도 동참한다.

그러나 27일 투표에서 반대표가 예상보다 많아 29일 트림블당수의 내각인준에 차질이 있을 수도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각료 후보들은 자치의회에서 40%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새 내각이 인준되면 12월2일 영국정부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아 공식출범한다. 영국은 72년 공수부대를 투입해 북아일랜드 자치정부를 해체하고 직접통치해왔다. 이제 북아일랜드는 27년 만에 자치정부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자치정부는 IRA의 무장해제를 떠맡아야 하는 등 앞길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북아일랜드 영구평화를 향한 역사적 진전”이라고 환영하면서 “내주에는 모든 북아일랜드 국민이 자치정부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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