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對北정책 당근-채찍 병행"…對韓 방위공약 준수

  • 입력 1999년 11월 21일 22시 47분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설 것이 유력한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는 자신이 집권하면 대한 방위공약을 준수하는 한편 포용과 고립노선을 결합한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고 19일 밝혔다.

부시 주지사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기념도서관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외교 구상을 밝히면서 “2000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한국에 대한 침략을 억지한다는 기존 방위공약을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외교담당참모의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까지 빌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은 핵무기나 미사일 등으로 협박하고 있는 북한을 다양한 보상으로 달래온 데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이 참모는 “북한은 외부세계에 대한 인식이 정상적이지 않은 사회이기 때문에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은 북한이 잘못된 판단을 계속하도록 만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북한은 보상을 바라면서 우리의 반응이 없으면 더 큰 공갈로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참모는 “대북정책은 북한이 위협적으로 나오면 북한에 제공한 당근을 철회하고 나아가 북한을 고립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노선과 결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주지사는 외교구상에 관한 연설에서 중국을 ‘경쟁자’로 규정하고 ‘종교자유의 적(敵)’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하나의 중국’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이전에 밝혔듯이 우리는 대만의 자위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만 자위 지원의 의미는 미사일방위 제공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규정해온 클린턴대통령은 20일 “한 국가를 경쟁자로만 규정하면 앞으로 오랜 기간 적대관계가 형성될 것이 분명하다”며 부시 주지사의 정책을 비판했다.

부시 주지사는 공화당내에서 고립주의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고립주의는 혼란으로 이르는 지름길”이라면서 ‘미국의 국제주의(American internationalism)’를 주창했다. ‘미국의 국제주의’는 미국의 리더십과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해 필요한 개입을 하고 지역 동맹을 존중한다는 내용이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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