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체첸수도 포격 118명 숨져

  • 입력 1999년 10월 22일 19시 15분


러시아의 체첸 공격이 막바지 단계에 도달했다.

러시아군은 21일 체첸 수도 그로즈니의 대통령궁 산부인과병원 시장 등을 로켓포로 공격, 산모와 신생아를 포함해 민간인 118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다쳤다고 체첸당국이 밝혔다.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대통령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체첸 대통령궁을 공격한 것은 마스하도프 정권을 러시아 괴뢰정부로 대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마스하도프의 측근인 모스크바주재 체첸대표 먀르베크바차가예프를 체포했다.

체첸 점령지에 대한 러시아연방 전권대표로 임명된 니콜라이 코슈만 러시아부총리와 블라디미르 토포로프 국방차관은 러시아군이 조만간 그로즈니 중심부로 진격할 것임을 시사했다.

군사소식통들은 러시아가 94년 체첸과의 전쟁 당시 지상군을 하루만에 그로즈니에 투입해 수많은 희생자를 냈던 점을 고려, 그로즈니 중심부에 공습과 포격을 충분히 가한 뒤 진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러시아의 전략 때문에 체첸에서는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마스하도프는 “지난달 5일 시작된 러시아군의 공습과 포격으로 체첸 민간인 2000여명이 숨졌다”며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21일 촉구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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