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홍콩 프루트 챈감독 『혼란속 희망찾기』

  • 입력 1999년 10월 18일 19시 02분


“내 영화가 한국인들에게 관심이 높은 것은 비슷한 역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영화 ‘그해 불꽃놀이는 유난히 화려했다’로 참가한 홍콩의 프루트 챈 감독(41).

그는 방송프로 관객과의 대화 등 각종 행사에 자주 불려다니는 등 영화제 초반에 가장 인기 있는 인물로 꼽혔다. 17일엔 그가 낸 영화기획안 ‘리틀 청’이 영화제작 지원 프리마킷인 PPP에서 대상격인 ‘부산상’을 수상해 2만 달러의 제작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그는 ‘메이드 인 홍콩’ ‘그해∼’ 등 홍콩의 중국 반환을 소재로 다룬 ‘홍콩 반환 3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97년 이 영화제에 초청됐던 ‘메이드∼’가 신세대의 입장에서 홍콩 반환의 의미를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화려한 불꽃놀이 속에 혼란과 좌절을 겪는 사회부적응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챈은 “주인공이 결국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것은 과거 즐거웠던 시절을 억지로 잊어야 하는 홍콩인의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면서 “혼란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홍콩인들의 낙천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9살배기와 노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3부작의 마지막 작품도 최근 촬영을 끝냈다.

〈부산〓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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