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육 이래서 강하다]활짝 열린교육 기회

  • 입력 1999년 10월 13일 19시 34분


미국교육의 최대 강점은 대학이다. 세계 명문대학 100개를 꼽으면 70여개의 미국 대학이 포함된다. 그러나 미국교육의 더 큰 강점은 대학의 문호가 항상, 그리고 활짝 열려 있다는 점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1월 연두교서에서 모든 고등학생들이 경제적 이유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은 이미 지켜지고 있다.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학비를 마련할 길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 장학금이나 연방정부의 학비대출, 민간금융기관의 학비융자 제도가 잘 발달돼 있다.

그래도 미국 연방정부는 대학생들에 대한 학비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2000회계연도(1999년10월∼2000년9월) 연방정부의장학금과학비대출액은 520억달러(약 62조원)에 이른다. 학생 870만명이 이 혜택을 받는다. 게다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지급되는 장학금 펠 그랜트도 연간 1인당 3250달러씩 모두 390만명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98년부터는 대학생 자녀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자녀 1인당 1000달러씩 세금을 공제해주는 제도도 시행되고 있다. 세금공제액은 내년부터 1500달러로 올라간다.

이같은 재정적 지원 이외에 모든 국민의 대학교육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커뮤니티 칼리지(CC) 제도가 미국교육의 독특한 특징이다. 2년제 과정인 CC는 등록금이 매우 싸다. 노던 버지니아 CC는 1학점당 학비가 38.97달러. 학교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60학점이 필요하기 때문에 2년간 총 학비가 2300달러(약 270만원)밖에 안든다. 웬만한 사립대의 1학점당 학비가 700달러를 넘는 것에 비하면 거의 무료에 가깝다. 일부 학생은 사립대의 비싼 등록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CC에서 2년과정을 마치고 여기서 딴 학점을 사립대에서 인정받아 편입하기도 한다.

이처럼 싸게 공부할 수 있는 길이 많기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봉급인상과 승급을 위해 CC나 일반대학의 야간 성인교육과정, 방송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미국의 이같은 평생교육 제도를 잘 반영해주는 통계가 인구중 대졸이상 학력자의 비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94년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5∼34세의 인구 중 대졸자 비율은 미국이 일본에 이어 두번째. 그러나 25∼64세로 범위를 넓히면 미국이 남녀 모두 20%를 넘어 세계 최고다. 미국대학에 아저씨 아주머니나 노인 대학생이 많다는 얘기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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