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쿠데타…군부, 권력 장악

  • 입력 1999년 10월 13일 12시 38분


파키스탄에서 12일 군사 쿠데타가 발생, 페르베즈 무샤라프 육군 참모총장이 이끄는 군부가 나와즈 샤리프 총리 정부를 전복시키고 권력을 장악했다.

샤리프 총리는 동생, 일부 각료 등 측근과 함께 총리 관저에 연금됐으며 군은국영 언론매체 등 국가 주요 기관들을 접수하고 공항들을 폐쇄했다.

군은 또 4개 주정부도 해산했다.

무샤라프 참모총장은 TV를 통한 대(對)국민 연설에서 현 정부가 모든 국가기관들을 조직적으로 파괴했고 경제를 파탄으로 이끌었다고 비난하고 정국 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군이 나섰다고 밝혔다.

무샤라프 총장은 샤리프 총리의 정책들이 국가의 근간을 뒤흔들었다고 비판하고현 정부는 군부에도 개입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군이 상황을 통제, 평온한 상태라고 강조하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이어 최근 국경 분쟁을 빚은 인도를 겨냥한 듯 어떤 외부세력도 파키스탄의 현재 상황을 악용하려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어떠한 희생에도 불구하고주권과 영토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진정할 것을 호소하면서 조만간 파키스탄의 장래에 관한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무샤라프 참모총장은 대국민 연설을 마친 뒤 13일 군용기 편으로 카라치를 출발,이슬라마바드로 향했다고 군 관계자들이 전했다.

스리랑카를 방문중이던 무샤라프참모총장은 앞서 이날 오후 카라치 공항을 통해 귀국, 군 수뇌부와 함께 샤리프 총리 축출 이후의 사태를 협의했다.

군은 샤리프 총리가 무샤라프 참모총장을 해임하고 후임에 측근인 지아우딘 부투 군정보국(ISI) 국장을 임명한다는 발표가 나온 뒤 거사에 들어가 2시간만에 방송국과 공항, 정부기관 등 주요 시설들을 접수하고 샤리프 총리의 관저를 포위했다.

군 소식통들은 샤리프 총리가 동생 샤바즈 샤리프와 함께 관저에서 보호 감금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군은 또 사르타즈 아지즈 외무장관, 무샤히드 후세인 공보장관 등 핵심 각료들도 보호 감금하고 있으며 중앙은행은 하루동안 은행들의 휴무를선언했다.

군 대변인은 샤리프 총리 축출이 신속히 이뤄졌으며 아무런 충돌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하고 군 전체가 무샤라프 참모총장의 명령에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군 병력이 이슬라마바드를 비롯, 주요 도시에서 이동하자 일부 파키스탄인들이거리로 나와 국기를 흔들고 춤을 추는 등 샤리프 총리의 실각을 환영했다고 현장 취재기자들이 전했다.

한편 영연방은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파키스탄을 영연방에서 제명하는 문제를검토할 것이라고 로이드 액스워디 캐나다 외무장관이 밝혔다.

[이슬라마바드 AFP AP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