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허리케인, 큰 피해없이 약화돼

  • 입력 1999년 9월 17일 08시 45분


미국 사상 최대의 주민대피를 초래했던 초대형 허리케인 플로이드가 16일 새벽(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상륙했으나 예상됐던 큰 피해없이 열대성 폭우로 약화돼 북동쪽으로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플로이드는 플로리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주를 차례로 강타해 현재까지 7명이 숨지고 곳곳에 홍수,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그러나 평화시로는 사상 최대인 250만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주민 대피가 신속하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져 예상했던 것보다 인명 피해는 크지 않았다.

플로이드는 이날 새벽 3시(한국시간 오후 4시)께 윌밍턴에서 남쪽으로 약 40㎞떨어진 케이프 피어 인근에 도달, 최고 시속이 177㎞에 달했으나 오후들어 위력이대폭 약화돼 열대성 폭우로 변질됐다.

플로이드는 오후 5시 현재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 남부 10㎞ 지점을 지나고 있으며 최고 시속이 105㎞로 떨어졌다.

플로이드는 시간당 48㎞의 속도로 북동쪽으로 이동, 뉴욕주 롱아일랜드를 거쳐동부 해안으로 빠져나가 소멸될 것으로 예상되며 뉴욕시, 마인주 해안지대, 매사추세츠주 케이프 코드 지역 등이 재해대책을 준비중이다.

플로이드로 인해 노스캐롤라이나 일대 주민 60여만명이 정전 피해를 봤으며 500㎜에 육박하는 강우량을 기록한 윌밍턴과 윌밍턴 서쪽의 브런즈윅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도로에서 통행이 차단됐다.

또 곳곳에서 토네이도가 몰아쳐 퍼퀴먼즈에서 5채의 주택이, 윌밍턴 인근에서한채의 빌딩이 완파 또는 반파됐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를 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재해대책비로 5억2천만달러를 지급했으며 플로리다, 조지아주, 버지니아주 등에도 재해대책비를 집행토록 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플로이드가 우려했던 것만큼 우리에게 큰 상처를 주지 않고물러간 데 대해 신에게 감사드린다"며 전대미문의 주민대피 `작전'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자평했다.

그는 또 "이번 주민대피는 멋진 실험이었다"며 "오늘의 주민대피능력이 언젠가는 수백명의 목숨을 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밍턴 워싱턴 AP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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