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일요스페셜」 간첩 로버트김, 美 한국길들이기?

  • 입력 1999년 9월 11일 19시 21분


미국 FBI는 96년 9월 24일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김을 체포했다. 죄목은 ‘국가 안보를 저해한 간첩음모죄’. 체포 당시 로버트 김은 미해군정보국(ONI)의 컴퓨터 전문가였다. FBI 보고서는 로버트 김은 직책을 이용해 정보를 빼낸 뒤 한국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김은 현재 9년형을 선고받고 펜실베이니아주 앨런우드시에 있는 미 연방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

KBS1의 일요스페셜(밤 8·00)은 그러나 로버트 김은 당시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한미간에 일고 있던 미묘한 긴장의 희생양일지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그가 체포된 시기는 강릉 앞바다에서 북한 잠수함이 좌초돼 발견된 직후. 일요스페셜은 당시 미국측이 북핵 문제에 대해 대화를 강조하면서 한국의 대북 강경 입장을 경계하던 차에 발생한 잠수함 사건을 조기 진화하려는 의도에서 로버트 김 사건을 터뜨린 게 아니냐고 묻는다. 수개월 전부터 로버트 김의 행적을 조사하던 FBI가 왜 하필 그 시기에 사건을 표면화시켰느냐는 것이다.

특히 로버트 김은 “미국이 며칠 전부터 북한 잠수함의 이동 경로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컴퓨터로 확인해 한국대사관측에 전달했다”고 주장하지만 FBI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하는 대목도 의혹을 더하고 있다.

로버트 김은 또 “한국측에 전달한 정보는 한미간 프로젝트 등 미국의 우방인 한국이 당연히 알아야 할 내용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요스페셜은 로버트 김과 FBI 수사 담당관을 비롯해 사건을 취재했던 워싱턴 포스트지 기자 등의 증언을 토대로 사건을 재조명한다.

〈허 엽기자〉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