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BM '네트워크 칩 大戰' 예고…인터넷시장서 자존심 경쟁

  • 입력 1999년 9월 5일 18시 45분


개인용 컴퓨터(PC)에 들어가는 마이크로 프로세서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의 인텔이 1일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에 장착되는 ‘네트워크 프로세서’칩을 선보인 데 이어 미 IBM사도 2일 네트워크 프로세서 칩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이로써 컴퓨터업계의 두 거인인 인텔과 IBM사간의 일대 격전이 예상된다.

펜티엄 시리즈로 전세계 PC 마이크로 프로세서 칩 시장의 85%를 장악한 인텔은 최근 AMD 등 경쟁업체들의 잇따른 신제품 출시로 PC 칩 시장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네트워크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PC 칩 시장의 성장세가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는 반면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네트워크 칩 시장은 매년 30∼35%씩 급성장하고 있다.

인텔은 네트워크 장비용 칩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올들어서만 30억달러(3조6000억원)를 투자했으며 최근 2년간 모두 40억달러(4조8000억원)를 들여 DEC 등 8개 전문업체를 인수했다.

인텔의 네트워크 시장 진출로 인해 루슨트 테크놀러지와 브로드컴 등 기존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게 됐다. 비록 인텔이 네트워크분야에선 신생업체와 다름없지만 PC 칩시장을 장악한 노하우와 DEC 등 인수업체의 노하우를 결합할 경우 기존 업체를 따라잡는 게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마크 크리스티안센 인텔 네트워크부문 부사장은 “지금까지 인텔은 컴퓨터의 두뇌를 공급했지만 앞으로는 인터넷의 두뇌도 공급하겠다”고 포부를 털어놓았다.

IBM사는 앞으로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고 다른 업체와 연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IBM은 아직까지 시제품도 내놓고 있지 못해 인텔에 비해 이 부문 진출에서 한발 처졌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