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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8월 20일 1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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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있는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9,10월호는 또 다른 시각을 소개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제럴드 시걸 연구소장은 이 잡지에 ‘중국이 뭐 대수냐’는 제목의 논문을 기고했다. 다음은 그 요지.
흔히 중국은 세계의 잠재적 거대시장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 중국은 거의 문제가 안될 만큼 작은 국가다. 1800년대 중국은 세계 생산품의 33%를 점할 만큼 영향력이 컸다. 지금은 세계 총생산의 3.5%밖에 안된다.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81위다. 그루지야보다 높지만 파푸아 뉴기니보다 낮다.
중국은 지난해 8%의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발표했으나 이를 믿는 서방 경제전문가는 거의 없다. 여기서 2%는 낮춰 봐야 한다. 나머지 6% 중에서도 2∼3%는 창고에서 녹슬고 있는 쓸모없는 물품을 생산한 것이었다.
세계무역에서도 97년 한국과 비슷한 3%의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미국 전체 수출의 1.8%밖에 안됐다. 97년 대중국 외국인 직접투자액 450억달러의 80%대가 해외화교로부터 유입된 것이다. 서방의 직접투자는 무의미할 만큼 적었다.
프랑스의 드골 전대통령이 브라질에 대해 “위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잠재력을 갖고 있는데 그칠 것”이라고 한 말은 중국에도 들어맞는다.
군사적으로도 중국은 2등급일 뿐이다. 중국은 일본과 영유권 분쟁이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접수할 군비가 없다. 대만군부는 중국이 대만을 성공적으로 침략할 능력도 없다고 보고 있다.
물론 중국은 미국을 향해 핵무기를 겨냥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을 이유가 없기도 하다. 중국은 냉전시대 소련이나 지금의 러시아처럼 미국에 도전할 만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해 기껏해야 이라크처럼 지역적 위협요인에 불과하다. 97년 세계 무기판매에서도 중국의 비중은 2.2%밖에 안돼 이스라엘에도 못 미쳤다.
정치적으로도 중국은 문제가 안된다. 과거 마오쩌둥(毛澤東)주의가 있을 때는 세계에 중국추종세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중국을 이념적으로 따르는 동맹국이 없다. 오히려 중국은 인터넷을 통한 서방세계의 영향을 더 무서워할 만큼 취약성을 안고 있다.
중국이 비록 거부권을 가진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지만 평화유지군 파견과 국제기구 자금공여 등 국제사회 공헌은 전무해 영국이나 프랑스만도 못하다.
중국이 스스로 힘의 한계를 깨닫고 서방세계에 협력하면서 보다 진지한 개혁에 착수하도록 하는 길은 중국을 평범한 중간국가로 다뤄주는 것이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