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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7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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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해외 벤처기술진과 손잡고 40만달러를 투자해 개발한 ‘디지털 X레이’로 2천4백만달러의 수입을 챙기는 개가를 올렸다.
삼성물산은 7일 캐나다에 설립한 합작벤처기업 디직스(Digix)사의 지분을 합작 파트너인 미국 웨스텍사에 매각했다. 삼성은 매각 대금으로 현금 6백78만달러와 웨스텍사 주식 90만주, 부품 독점 납품권을 받았다.
올해안에 미국 증시에 상장될 예정인 웨스텍사 주식은 주당 최소 18달러로 평가되고 있어 주식대금은 1천6백20만달러로 추산된다. 또 디지털 X레이의 핵심부품 공급권은 연간 1백만달러 이상의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디직스사는 97년 11월 삼성물산이 40만달러, 미국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웨스텍사가 10만달러를 출자해 설립한 벤처기업.
이 업체가 개발한 디지털 X레이는 작년말 세계 3번째로 양산 체제를 갖췄다. 개발은 3번째지만 앞서 선보인 스위스레이나 GE사 제품에 비해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력이 뛰어나 시장에서 이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물산이 연출해낸 60배짜리 ‘고수익 게임’은 정보력과 시장조사, 과감한 투자가 어우러진 결실.
국내외 유망사업을 발굴해 상품화해온 삼성물산 벤처사업팀은 97년 해외 첨단기술 정보를 훑던 중 디지털 X레이에 눈길이 멎었다. 원격진료에 필수적인 첨단 의료기기지만 아직 상품화가 제대로 안돼 있었다. 김종원(金鍾元)부장 등 7명의 팀원은 꼼꼼히 검토한 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수소문끝에 캐나다에서 기본기술을 갖췄지만 자본이 없어 애태우던 기술자 2명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삼성은 X레이 전문업체인 웨스텍사와 손잡고 1년여 연구개발 끝에 디지털 X레이를 개발, 까다로운 미국 식품의약국(FDA)승인까지 얻어냈다. 이미 20대의 주문까지 받아놓은 상태.
60배 짜리 ‘베팅’에 성공한 벤처사업팀은 회사로부터 6백만달러 가량의 성과급을 챙기게 됐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