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소냐 간디 당수직 사임…지지자들 철회시위

  • 입력 1999년 5월 18일 19시 37분


인도의 차기 총리감으로 꼽히던 소냐 간디 여사(52)가 인도 제1야당인 국민회의당 당수직을 사임한다고 17일 발표했다.

라지브 간디 전총리(작고)의 부인인 소냐여사는 4월 인도인민당 연립정권이 붕괴됨에 따라 9,10월에 실시될 총선을 통해 총리를 맡게 될 것이 유력시돼왔다.

네루―인디라―라지브로 이어지는 인도 최대의 정치가문 ‘네루―간디가(家)’의 후광을 업고 성장해온 국민회의당은 정권탈환을 앞두고 발생한 소냐사퇴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소냐의 사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성명을 즉각 발표한 데 이어 사임선언을 철회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잇달아 사임철회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녀가 사임을 전격 선언한 것은 인도인민당과 국민회의당 일각에서 그녀의 출생지를 문제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탈리아 출신인 소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시절 라지브 간디 전 총리와 만나 시어머니인 인디라 간디 전 총리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제결혼했으며 83년 인도 국적으로 바꿨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인민당은 4월 연정 붕괴 이후 그녀가 총리후보로 떠오르자 “인도 태생이 아닌 사람이 어떻게 인도 총리를 맡느냐”고 그녀를 공격해왔다.

특히 국민회의당 내에서도 비주류 중진 3명이 16일 “인도 출생자만이 총리가 되도록 헌법을 고쳐야 한다”며 그녀의 출생문제를 거론했다.

이런 당내외 상황 때문에 그녀의 전격적인 사임선언은 충격요법을 통해 여론의 지지를 재확인함으로써 반대세력을 잠재우려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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