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가 브라질중앙銀총재, 수렁에서 조국 구해

  • 입력 1999년 5월 9일 20시 13분


‘브라질을 수렁에서 건진 사나이.’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로 금융위기 해소에 공을 세운 아르미니오 프라가를 국제 금융가에서는 이렇게 부른다.

미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최근호에서 그를 ‘세계경제를 위기에서 구한 인물’로 극찬했다.

페르난두 엔리케 카르도수 브라질 대통령이 프란시스코 로페스 총재를 해임하고 2월초 그를 임명할 때에는 비판도 많았다. 한때 세계 헤지 펀드의 대부인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의 펀드매니저로 일한 적이 있었기 때문. 폴 크루그먼 미 MIT 경제학교수는 퀀텀펀드가 3월초 브라질의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투자, 거액을 챙기자 프라가가 소로스회장한테 귀띔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금융전문가로서의 그의 가치는 금세 빛났다.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 박사에 살로먼 브러더스 퀀텀펀드 등 세계적 금융기관을 거친 그가 총재로 임명된 소식만으로도 브라질의 신인도가 높아졌다. 세계 금융가의 ‘큰 손’들은 브라질 중앙은행의 위기대처 능력을 믿게 됐다.

프라가는 망설이지 않았다. 3월4일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39%에서 45%로 높였다. 1주일후 뉴욕 런던 파리를 돌며 로드쇼를 벌였다. 투자자들은 그의 단호함에 귀를 기울였다. 6일간 계속된 로드쇼 기간중 하루에만 상파울루 보베스파 주가지수가 11.7% 오를 정도로 큰 성과를 거뒀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사라지자 4월14일 프라가는 금리를 34%로 크게 낮췄다.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4월22일 브라질은 5년만기 채권 30억달러어치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