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왕실이 밝힌 의전법]여왕 군중접견땐 악수 안해

  • 입력 1999년 4월 12일 19시 46분


여왕을 만났을 때 악수를 청해도 되나? 여왕에 대한 호칭은 어떻게 해야 하나?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은 까다롭게 의전을 따져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선호한다. 특히 외국을 방문할 때에는 되도록 현지 풍습을 알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따라서 형식에 너무 얽매이기보다는 예의를 갖추는 정도면 된다.

영국왕실 의전실이 최근 주한 영국대사관에 팩스로 보내온 ‘여왕과 에든버러공(부군인 필립공) 접견시 지켜야 할 사항’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호칭〓일반인들에게는 성(性) 앞에 미스터(Mr)나 미즈(Ms)를 붙여 부르는 것으로 공손한 호칭이 되지만 여왕이나 왕실가족에게는 그렇지 않다.

우선 왕실가족은 성을 아예 쓰지 않는다. 왕이나 왕실가족은 국가와 국민 전체를 대표하므로 굳이 성으로 구분할 필요가 없기 때문.

따라서 여왕이나 왕실가족을 호칭할 때는 ‘폐하’ ‘전하’ ‘마마’ 등을 사용한다. 여왕을 처음 부를 때는 반드시 ‘유어 머제스티(Your Majesty·여왕폐하)’라는 호칭을 써야 한다. 그러나 대화 도중 자연스럽게 귀부인에 대한 일반적인 존칭인 ‘맴(Ma’am)’을 섞어 사용해도 무방하다.

필립공에 대한 공식 호칭은 ‘유어 로열 하이니스(Your Royal Highness·전하)’. 마찬가지로 대화 도중에는 자연스럽게 일반 남성에 대한 존칭인 ‘서(Sir)’를 사용하면 된다.

여왕을 3인칭으로 부를때는 ‘허 머제스티(HerMajesty)’라고하고 필립공은‘히즈 로열 하이니스(His Royal Highness)’라고 한다.

▽인사법〓여왕이나 필립공에게 절을 할 경우 오른손을 가볍게 잡으며 남성은 허리를 꼿꼿이 편 채 고개만 숙이고 여성은 손을 잡은 채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 펴면 된다. 여왕과 필립공은 많은 사람과 만나는 자리에서는 악수를 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소모임이나 공식접견 때는 악수를 하지만 여왕이나 필립공이 먼저 악수를 청할 경우에만 한다.

▽옷차림〓여왕은 낮에는 모자를 쓰고 장갑을 낀다. 여왕을 만나는 여성은 여왕의 의상에 맞춰 주면 좋다. 옷차림에 대한 규정은 없으나 한복도 권할 만하다.

여왕은 국빈만찬 등 공식행사에는 늘 긴 이브닝드레스와 장갑, 그리고 왕관(모조)을 쓴다. 이 자리에 참석하는 여성들은 한복을 입거나 긴 드레스를 입어 예의를 갖춰야 한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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