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작년 4·4분기 5.6% 성장…언론들 흥분

  • 입력 1999년 1월 31일 19시 39분


미국 경제가 지난해 4·4분기(10∼12월)중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5.6%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되자 미국이 흥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은 30일 상무부가 발표한 경제통계를 일제히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하면서 “세계경제가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이 때에 미국만 경제번영을 구가하는 것은 세계경제의 경이”라고 전했다.

미 경제는 4·4분기의 기록적인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전체 국내총생산(GDP)은 97년과 같은 3.9%의 증가율을 이어나갔으며 96년(3.4%)부터 3년간의 활기찬 호황국면으로 무려 7백5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종합물가상승률은 1% 상승에 머물러 0.9% 상승률을 나타낸 50년 이후 가장 안정된 물가수준을 보였으며 실업률은 60년대이후 가장 낮은 4.3%에 머물렀다.

이같은 미 경제의 활황세는 아시아와 러시아, 중남미 경기침체의 여파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던 거의 모든 경제전문가들의 당초 예상을 뒤엎는 것이다.

미 언론들은 4·4분기 고성장의 배경에는 지난해 7월 장기파업의 손실을 극복하기 위해 생산에 박차를 가한 제너럴 모터스의 자동차 판매호조와 11, 12월 유례없이 따뜻한 기온으로 건축 등 외부경제활동이 촉진됐던 점도 일시적인 요인들로 보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난해 8월 러시아가 일부 외채의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미 금융기관들이 타격을 입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민하게 대응, 이자율을 적기에 인하함으로써 자금 순환의 숨통을 터준 것이 고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자상환부담이 줄면서 기업과 가계가 왕성한 투자와 소비활동을 지속, 탄탄한 내수기반을 구축함으로써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최소화시켰다는 것. 수치상으로도 4·4분기 소비지출은 14년만에최고 수준인 4.8%의 증가세를 보였고 주택건설도 10.4% 늘어났다. 컴퓨터와 같은 정보처리 장비에 대한 기업의투자도 지난 한해 동안만 12.5%나 증가했다.

98년도 수출은 0.9% 증가한 반면 수입은 10.7%나 늘어났다. 특히 저가품의 수입은 미국 제품들과의 가격경쟁을 촉발해 물가안정에 기여했으며 유례없이 하락한 석유와 철강 등 원자재가격도 기업의 비용부담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 언론들은 이처럼 예상밖의 호황으로 내수기반이 확대된 결과 올해 경기침체의 우려는 사라졌으며 다만 일손을 구하기 어려울만큼 낮은 실업률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경제성장률의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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