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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2월 21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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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21일 “HSBC(홍콩상하이은행)와 미국계 금융그룹인 GE캐피털 뉴브리지캐피털 등의 컨소시엄이 서울 제일은행 연내 인수를 목표로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두 은행 중 한 곳의 매각조건이 정해지면 나머지 은행에도 똑같이 이를 적용할 예정이며 서울 제일은행의 부실을 떨어낸 뒤 순자산가치 마이너스분 만큼 정부가 추가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위는 해외투자은행들의 요구에 따라 소액주주 지분을 시장가치(주가) 이하로 유상소각할 방침이다. 금감위는 당초 서울 제일은행의 소액주주 지분을 무상소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참여연대가 “소액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서자 유상소각으로 방향을 바꿨다.
소액주주는 서울은행 9만명, 제일은행 8만명으로 이들은 각각 전체 주식의 6.25%(2천만주)씩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얼마에 사들여 소각하느냐 하는 것. 최근 증시에 돈이 몰려 주가가 오르자 금감위는 “금융장세로 왜곡된 현재 주가대로는 사들일 수 없다”는 입장.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이므로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감안해서 가격을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이 경우 현재 주가(3천원대)보다 낮은 2천원선이 될 전망.
소액주주들은 “경영 부실에 따른 책임을 이미 한차례의 감자조치를 통해 물은 만큼 추가부실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지분소각설을 퍼뜨려 일부러 주가를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위측은 “소액주주들이 정부가 산정한 가격에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반발할 경우 두 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해 감자 명령을 내릴 방침”이라고 강조했으며 증권업계에서도 “정부 방침이 확고한 것 같다”고 해석하고 있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