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공격 최후통첩 없다』…긴장감 고조

  • 입력 1998년 11월 12일 07시 03분


미국이 10일 항공모함 전단을 추가로 걸프해역에 급파했다. 유엔은 이에 뒤이어 11일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유엔무기사찰단(UNSCOM)요원을 비롯해 다른 유엔구호요원들을 철수시켰다.

헨리 셸턴 미 합참의장은 11일 미ABC방송과의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공습에 앞서 최후 통첩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은 이라크의 입장변화가 없는 한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은 10일 미 동부해안에 머물던 항모 엔터프라이즈호와 일본에 배치된 수륙양용 공격함 벨로 우드호를 걸프해역에 급파했다고 발표했다. 엔터프라이즈호 항모 전단은 23일 걸프해역에 도착해 현지에서 작전중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모 전단과 합류할 예정이다.

또 공격형 헬기와 해병대원 2천명 이상을 실은 수륙양용 공격함 벨로 우드호도 26일 현지수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걸프지역의 미 군사력은 두 항모 소속 순양함과 구축함 등이 20척 이상으로 늘고 전투기와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도 현재 배치되어 있는 수보다 2배 가까이 증강된다.

코언장관은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이 항모 엔터프라이즈호가 걸프해역에 도착할 때까지 연기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해 공습이 전격 단행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라크에서 활동해온 UNSCOM 요원 1백명과 국제원자력기구 사찰요원 12명은 11일 유엔 본부의 지시에 따라 바그다드를 떠났으며 현재 바그다드에는 행정기술 요원 등 1백여명이 잔류하고 있다.

또 미국은 쿠웨이트 주재 미공관원들과 시민들에게도 가능한 한 떠날 것을 권고했다.

모로코 방문길에 오른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과 동행하고 있는 한 유엔관리는 “이번 철수 명령은 공습에 대비한 예방적인 안전조치이며 철수 대상은 사찰단원뿐만 아니라 유엔의 다른 구호기관 요원들도 모두 포함된다”고 말했다.

걸프해역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백악관 관리들은 10일 클린턴대통령이 곧 이라크 공습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이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14일 말레이시아로 출발하기 직전 공격명령이 내려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무하마드 사이드 알 샤하프 이라크 외무장관은 10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군사공격 위협은 무모한 짓”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유엔과 함께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워싱턴·바그다드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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