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하얏트호텔로 이동…객실 450개 예약

  • 입력 1998년 11월 11일 19시 37분


‘호텔 전체를 손바닥으로 쓸듯이 뒤져라.’

20일부터 2박3일간 한국을 방문하는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숙소로 정해진 서울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는 벌써부터 특급경호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한달전 입국한 CIA 백악관경호실 직원 등 60여명으로 구성된 미국의 사전 준비팀은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채 호텔의정면 측면 평면도와 설계도 뭉치를 넘겨받아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이들은 위성을 이용한 자체 무선통신 장비를 호텔에 설치했으며 폭탄 탐지견과 금속탐지기 등을 동원해 호텔을 샅샅이 점검하고 있다.

또 청와대측에 1천1백50명에 이르는 이 호텔 전 직원에 대한 신원 조회를 의뢰해 티끌만큼의 의혹이라도 발견된 직원은 클린턴대통령 일행에 대한 접근을 차단토록 했다. 백악관측은 한달전 하얏트 호텔 6백5개 객실중 4백50개를 예약했다.

호텔측은 하루 5백30만원짜리 스위트룸을 배정했지만 클린턴이 이 방에 투숙할지 여부도 알 수 없다. 과거의 전례로 볼 때 언제든지 숙소가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 93년7월 클린턴 대통령이 방한했을 당시에도 이 호텔이 숙소로 정해졌으나 투숙을 사흘앞두고 호텔 보일러가 터지는 바람에 투숙 장소가 주한 미대사관저로 바뀌었다.

클린턴측이 현재까지 호텔측에 요구한 것은 ‘방 청소’뿐. 이들은 클린턴측이 마실 물부터 일체의 음식을 미국에서 공수할 예정이며 이동할 때 사용할 헬기조차 분해해 들여온 뒤 한국에서 재조립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클린턴의 방한과 관련해 경위급 이상 간부에 대해 22일까지 휴가를 금지시켰으며 청와대 경호실 기무사 등과 함께 안전 대책을 마련중이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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