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장 해저 가스관로-송유관 매설사업 희비교차

  • 입력 1998년 10월 18일 18시 01분


석유와 가스를 지하로 운송하는 두 건의 대형사업이 최근 국제경제계의 관심을 끌었다.

노르웨이에서 프랑스까지 연결하는 길이 8백40㎞의 세계 최장 가스파이프라인은 완공돼 개통된 반면 미국이 2년동안 준비해온 카스피해∼유럽간 송유관 매설계획은 좌절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세계 최장 가스관로〓리오넬 조스팽 프랑스총리와 키엘 마그네 본데빅 노르웨이총리는 지난 주 노르웨이의 풍부한 천연가스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국가에 공급하기 위한 ‘노르프라(Norfra)라인’을 공식 개통했다.

길이 8백40㎞인 이 지하 가스파이프라인은 프랑스 천연가스 수입물량의 30%인 1백50억㎥를 앞으로 50년간 공급할 예정.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영해 밑을 최고 80m까지 파내려간 이 파이프라인 건설은 난공사중의 난공사였다.

총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가 든 공사비는 운송비 절감으로 어렵지 않게 회수될 전망. 노르프라의 1년치 수송량은 10t짜리 대형 가스수송트럭 1백70만대분에 이르기 때문.

2001년이면 이탈리아 국민도 이 가스관로를 통해 노르웨이산 천연가스를 쓰게 된다.

노르웨이는 러시아에 이어 세계 천연가스생산의 40%를 생산하는 세계 2위의 가스부국으로 지난해 서유럽 가스수요량의 11%를 공급했다.

▼석유수송관 매설사업〓석유매장량이 엄청난 카스피해연안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지중해연안 터키의 도시 세이한을 연결, 카스피해의 석유를 유럽으로 직송하는 송유관을 건설하는 계획.

‘녹록치 않은’ 러시아와 이란을 피해 친미적인 아제르바이잔 터키 그루지야를 거치는 송유관을 건설, 이들 국가가 미국에 더욱 의존토록 한다는 구상으로 미 국무부가 추진해왔다.

그러나 정작 투자를 맡아야 할 미국 굴지의 석유업체들은 이 파이프라인 건설에 회의적이다. 라인이 너무 길어 경제성이 없다는 것.

아모코 엑슨 등 돈줄을 쥔 석유회사들은 △국제원유가의 하락으로 재정상태가 나빠 파이프라인 건설비용 40억달러를 투자하기 어려우며 △카스피해의 석유매장량이 불확실하고 △미국이 대(對)이란 경제제재를 풀 경우 기존의 바쿠∼카지(이란)라인이 훨씬 합리적이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석유회사들은 29일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나 이들이 투자참여를 결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워싱턴〓김세원·홍은택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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