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보는 한국경제]스티븐 브라운 주한英대사

  • 입력 1998년 10월 9일 19시 35분


스티븐 브라운 주한영국대사가 9일 서울 정동 영국대사관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브리티시 텔레콤이 최근 LG텔레콤에 4억달러를 투자키로 계약한 것은 엄청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으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뜻입니다. 영국에도 30대 그룹이 있는데 이들은 한국시장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 투자를 검토하는 영국 기업인들에게 한국경제가 단기적으로는 주의를 요하는 상태지만 장기적으로는 밝다고 말한다”고 털어놓았다.

“단기적으로 불안하게 보는 이유는 우선 구조조정을 들 수 있습니다. 영국은 76년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고 나서 79년부터 구조조정을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튼튼한 경제구조를 갖추고 있어 장기적으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한국 투자의 장애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영국에서는 외국기업이 들어오면 지방정부나 중앙정부가 공무원을 1년 가량 파견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알려줍니다. 영국기업들도 한국에 왔을 때 이런 서비스를 받고자 합니다. 현대자동차의 노사분규도 한국은 기업하기 힘든 나라라는 인상을 주어 외국인 투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입니다.”

그는 또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법을 만들어놓고 정부나 기업은 법대로 하지 않을 때가 많다”면서 “법과 다르게 한국에서 기업하는 방식이 따로 있다”고 꼬집었다.

대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그는 “정부는 법적인 제도만 정비해놓고 나머지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호택기자〉ht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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