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訪日/日 사죄표현 용어풀이]

  • 입력 1998년 10월 8일 19시 04분


‘통석(痛惜)의 염(念)’ ‘통렬(痛烈)한 반성의 뜻’ ‘통절(痛切)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일본 천황과 총리들이 과거사 반성을 위해 동원한 표현들이다.

‘통석의 염’은 아키히토(明仁)천황이 90년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방일 때 사용했던 말. 지명관(池明觀) 한림대과학원 교수는 “사전에도 없는 말로 일본의 유명한 작가 이노우에 야스시(井上靖)가 만들어 낸 단어”라고말했다. 당시 우리는 ‘유감’의 뜻으로 받아들였다. ‘통렬한 반성의 뜻’은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총리가 95년 종전(終戰) 50주년 담화에 담은 표현. 그러면서 무라야마 전총리는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했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가 이번 공동선언에 명시한 ‘통절한 반성’은 ‘통렬한 반성’보다는 좀 더 절실한 표현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우리말의 ‘통절(뼈에 사무치게 절실함)’과 같은 어감으로 보면 된다는 것.

통렬과 통절은 모두 반성과 사죄를 강조하는 말. 사죄라는 말은 ‘오와비(おわび)’라는 일본말을 번역한 것이다. 지교수는 “오와비는 깊이 사죄한다는 뜻으로도, 가볍게 미안하다는 의미로도 폭넓게 쓰이는 순수 일본어”라고 말했다.

일본은 과거사에 대해 항상 ‘오와비’라고 해왔다. 그리고 우리는 ‘오와비’를 사과라고도, 사죄라고도 번역해 왔다. 이번에는 문서화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사죄’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철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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