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訪日]도예명인 심수관씨 정상외교 거든다

  • 입력 1998년 10월 2일 18시 11분


‘4백년만의 귀향’ 도예전으로 많은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조선도공의 후예 심수관(沈壽官)씨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일본 국빈 방문때 한일 정상외교의 한 역할을 하게 됐다.

심씨는 김대통령 방일 첫날인 7일 아키히토(明仁)천황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만찬에 내빈으로 참석한다. 자연스럽게 심씨와 도예전 얘기가 화제의 하나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일을 계기로 한일 문화교류의 새 장을 열기를 희망하는 김대통령은 8일 일본국회연설에서 심씨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한일간의 문화교류는 1천5백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나빴던’ 것은 50년밖에 안된다며 심씨 사례를 들어 양국 문화교류의 역사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심씨는 와세다대 후배인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와 절친하다. 오부치 총리가 외무장관시절 심씨의 요청으로 한일외무장관회담을 심씨의 도요(陶窯)가 있는 가고시마에서 열려고 했을 정도.

오부치 총리는 동아일보사와 일민미술관이 주최한 ‘4백년만의 귀향’ 도예전과 관련해서도 심씨에게 “우리가 못하는 일을 선배님이 해주셨다”며 감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도예전의 테이프 커팅(7월6일)은 김대통령이 했다. 김대통령은 당시 방명록에 ‘문화불멸(文化不滅)’이라고 써 심씨를 감격케 했다. 그는 사석에서도 김대통령을 깍듯이 ‘각하’라고 부른다.

심씨가 요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김대통령 퇴임 시 줄 선물 준비다. 노인이 물살이 거친 강을 노저어 헤쳐나가는 모습이 새겨진 도자기를 굽겠다는 구상이다. 국난의 시기에 국정을 맡아 고생한 것을 형상화한 것이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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