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정상회담 결산]「경제지원」빠진 열매없는 만남

  • 입력 1998년 9월 3일 06시 31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두차례에 걸친 모스크바 정상회담은 예상대로 ‘속 빈 강정’으로 끝났다. 양국은 유대관계를 재확인했으나 러시아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미국의 지원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양국 정상은 2일 2차 정상회담에 이어 양국의 플루토늄 비축량을 각각 50t 감축하고 제삼국의 미사일발사 정보를 즉각 상호 통보토록 하는 정보교류협정을 체결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옐친대통령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러시아는 앞으로 말할 수 없는 땀과 눈물을 흘려야만 한다”며 “경제개혁을 완전히 끝내 보답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대통령은 “러시아의 사정이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경제개혁 외에 지름길은 어디에도 없다”며 “개혁이 완결되면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옐친대통령은 국가두마(하원)가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인준을 끝내 부결시키면 하원을 해산할 것이냐는 물음에 “절차가 많이 남아 있어 기다려봐야 한다”고 얼버무렸다.

클린턴대통령에게도 성추문사건에 관한 질문이 튀어 나왔으며 군색한 답변이 이어져 양국 정상 모두 ‘레임덕(권력누수)’에 몰린 현실이 반영됐다.

클린턴대통령은 3일 모스크바를 떠나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를 순방한 뒤 5일 워싱턴에 돌아간다.

〈윤희상기자·모스크바APAFP연합〉he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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