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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8월 21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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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시아를 중심으로 시작된 외환위기가 세계경제의 동반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 상품의 주력시장이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수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해오던 아시아권이 두자릿수 감소세로 떨어진 가운데 연초 환율상승으로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과 유럽지역 수출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1일 한국무역협회와 무역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수출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돼 필리핀 대만 동유럽 등 수출비중이 미미한 일부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에 대한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들어 지난달까지의 대(對)아시아 수출은 2백3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5% 감소했으며 지난달 실적만으로는 무려 24.3%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일본 수출은 5, 6, 7월 3개월 연속 20%이상 감소해 올들어 지난달까지 18.3%가 줄었으며 아세안국가도 마이너스30% 내외를 오르내리고 있다.
중국시장은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양쯔강 범람 등으로 인해 경제상황이 크게 악화돼 우리 수출이 작년 19.3% 증가에서 올들어 지난달까지 마이너스 6.7%로 급락했다.
환율상승으로 일시적인 호조를 보여왔던 선진국에 대한 수출도 갈수록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 2월 최고 17.5%까지 늘어나 수출증가세를 주도하던 대미수출도 점점 줄어들면서 6, 7월에 연속 마이너스 신장을 기록해 1∼7월 합계 6.9% 증가에 머물렀다.
유럽연합(EU) 등 유럽지역도 마찬가지 실정. 연초 47.5%까지 증가했던 대EU수출이 3월 10%대로 떨어지더니 5, 6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가 지난달 간신히 4.6% 증가를 유지했다.
무역업계는 남은 5개월을 더 걱정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엔화 약세, 중국 위안화 불안에 러시아까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루블화를 평가절하하는 등 세계 경제의 악재가 호전될 조짐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또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는데다가 최근엔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들까지 한국의 수출공세를 견제하기 위해 30여개 품목에 대해 반덤핑판정 등 수입규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게다가 국내 업체들도 상반기 수출증가를 주도하던 금모으기 운동이나 중고기계 매각 등이 일단락된 상태여서 하반기 수출이 호전될 가능성이 희박한 실정이다. 무역협회 신원식(申元埴)상무는 “해외 경제상황의 급격한 악화로 수출위축은 우리로선 어쩔수 없는 변수”라며 “유일한 수단인 환율의 적정선을 유지하며 해외 거래처와의 신뢰를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