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외환시장,핫머니 공세 『휘청』…하루 3백억씩매도

  • 입력 1998년 8월 9일 20시 27분


홍콩달러화를 공격하는 환투기세력과 이를 방어하려는 홍콩 및 중국당국간의 싸움이 치열하다. 이 바람에 홍콩달러화가 불안해지면서 중국 위안(元)화 평가절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헤지펀드와 투자은행 등 투기세력들은 홍콩달러를 집중공략했다.

이에 맞서 홍콩당국은 금리를 올리고 외환보유고를 푸는 등 환율방어에 안간힘을 쏟았지만 외환시장은 크게 휘청거렸다.

홍콩달러화에 대한 신뢰붕괴는 중국경제를 지탱해온 외국인투자 유입을 막고 이는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으로 작용한다. 양쯔(揚子)강 대홍수 역시 절하압력을 가중한다.

투기자본의 공략은 이달 초부터 본격화했다.

선물(先物)시장을 중심으로 많게는 하루 3백억홍콩달러씩 ‘팔자’주문이 몰렸다. 이같은 물량은 작년 10월23일 ‘검은 목요일’ 당시의 매도 주문량과 비슷한 것.

홍콩달러를 팔고 미 달러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급증하자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5일 하루 39억달러를 매각하고 7일에는 3개월짜리 은행간 금리를 9.58882%에서 12.64286%로 올렸다. 홍콩달러 가치를 방어하려는 개입이었다.

그러나 이자율을 이처럼 올리다 보니 홍콩증시의 항셍(恒生)지수는 연일 떨어져 8일에는 7,018.41로 3년6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홍콩달러는 83년 10월부터 ‘1달러〓7.75홍콩달러’로 못박는 ‘페그(Peg)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고정환율제 유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작년 10월 이후 벌써 네차례 홍콩달러 흔들기가 벌어지고 있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