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외교갈등 종결」 합의…정보요원 활동 엄격제한

  • 입력 1998년 7월 28일 19시 27분


한국과 러시아는 28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고 있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두번째 양국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외교관 맞추방사태’에 따른 외교적 갈등을 ‘공식종결’키로 합의했다.

박정수(朴定洙)외교통상부장관과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외무장관은 이날 마닐라호텔에서 “외교관 상호출국조치는 ‘불행한 일’로 이번 사건이 한―러 우호협력관계를 손상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당초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로써 4일 러시아정부가 주러 한국대사관의 조성우(趙成禹)참사관을 추방한 데 이어 한국정부가 주한(駐韓)러시아대사관의 올레그 아브람킨참사관을 ‘보복추방’한 외교관 맞추방사태는 일단 수습국면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외교관 맞추방 과정에서 빚어진 양국 정보기관간의 마찰은 통상적 외교활동이나 양국간 ‘정보협력협정’의 테두리 내에서 서로 자국(自國)정보요원들의 활동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방식으로 해소키로 했다.

양국은 박장관이 9월 국제의원연맹(IPU)이사회를 계기로 러시아를 공식방문해 양국간 우호협력증진방안을 계속 논의키로 했다.

또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보리스 옐친러시아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의견을 모았다.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은 시간을 갖고 외교협의를 통해 결정해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이날 제2차 외무장관회담 직전까지 아브람킨참사관의 재입국문제를 놓고 절충을 벌였으나 한국정부는 ‘비우호적 인물’로 규정해 출국조치한 외교관을 재입국시킨 국제관례는 없다는 점을 내세워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닐라〓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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