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정상회담 표정]인권문제로 얼굴붉힌 두 정상

  • 입력 1998년 6월 27일 1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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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安門광장 의장대사열
天安門광장 의장대사열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은 27일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인민대회당 둥다칭(東大廳)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1시간 20분간 진행된 기조연설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인권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두정상은 굳은 표정을 지었으며 기자회견에서도 인권문제에 관한 질문과 답변이 20여분간 계속되는등 최대의 하이라이트.

클린턴대통령이 기조연설에서 톈안(天安)문사태의 무력진압 잘못을 지적하면서 “우리는 아직까지 이에관해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자 장주석은 상기된 표정을 지었으며 중국인 여자통역도 한동안 뜸을 들인뒤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통역.

기자회견에서도 질문이 잇따랐는데 장주석은 감옥에 있는 2천여명의 정치범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중국은 나름대로 법이 있으며 이 법을 어기는 자들은 법에 의해 처벌받아야 마땅하다”고 응수. 그는 또 “중국은 외국에 내정간섭을 하지않고 있으며 어떤 나라도 인권이 완전한 국가는 없다”고 클린턴의 톈안문사태 언급을 우회적으로 공격하자 클린턴대통령은 벌겋게 상기된 표정으로 줄곳 장주석을 바라보기도.

클린턴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문제와 관련, “두 사람이 만나면 서로 대단히 좋아하게 될 것”이라며 대화를 촉구하자 장주석은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그와 만날 용의가 있다”고 응수.

장주석은 회견말미에서 “클린턴은 미국이익을 옹호하고 나는 중국이익을 옹호하지만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뒤 마지막 구절은 “This is democracy(이것이 민주주의)”라고 영어로 답변.

○…이날 정상회담은 오전10시(이하 한국시간) 톈안문광장에서 진행된 환영의식이 끝난 후 인민대회당으로 자리를 옮겨 곧바로 시작.

약 2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에 앞서 장주석은 “클린턴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한다.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양측의 의견을 교환하자”고 운을 뗀 뒤 “지난해 미국방문시 두 정상은 21세기 미중관계 건설에 중요한 합의를 한 바 있다”고 인사. 이에 클린턴대통령은 “지난해 장주석의 방미시 합의한 전략적 동반관계 수립이 양국정상의 상호방문을 통해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고 화답.

○…이날 오전10시 거행된 톈안문광장 환영의식은 맑은 날씨속에서 15분간 진행. 클린턴대통령 부부를 태운 전용차가 10시 정각, 인민대회당앞 행사장 입구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장주석 부부가 영접.

이어 도열해있던 중국측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클린턴대통령이 장주석과 함께 행사장 중앙에 마련된 단상에 오르자 21발의 예포가 울리는 가운데 미국국가와 중국국가를 차례로 연주.

단상에서 내려온 두정상이 3군의장대와 군악대를 사열한뒤 다시 단상에 오르자 의장대의 분열로 행사가 종료.

〈베이징〓황의봉특파원·김태윤기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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