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엔貨방어」합의]중국의 위안貨평가절하 압력작용

  • 입력 1998년 6월 26일 19시 21분


엔화의 가치급락을 방지하기 위해 미일(美日)이 17일 긴급 협조개입을 단행한 데에는 중국측이 위안(元)화 평가절하하겠다는 압력을 넣은 것이 결정적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26일 베이징(北京)의 외교소식통은 최근 중국의 고위당국자로부터 이같은 과정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일본총리가 전화협의를 통해 양국이 엔화안정에 함께 노력하기로 한 것은 17일 밤.

이날 오전 베이징의 중난하이(中南海).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이 클린턴대통령 방중을 앞두고 워싱턴포스트지의 칼럼니스트 엘리자베스 웨이마우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화제가 동남아금융위기로 이어지자 장주석은 미국과 일본의 미온적 대응을 강력히 성토했다.

“금융위기로 아시아가 난리다. 엔화가 저렇게 하락하고 있는데 왜 위안화만 가치를 유지하라고 하느냐. 우리도 더 이상 참는 데는 한계가 있다.”

비슷한 시간 주룽지(朱鎔基)총리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무장관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도 장주석의 말과 거의 같은 내용의 메시지가 전달됐다. 중국의 두 최고지도자의 이같은 입장은 즉각 위싱턴에 알려졌다.

실제로 중국은 엔화가 달러당 1백50엔대를 돌파할 경우 위안화 평가절하가 불가피하다는 내부방침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heb861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