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訪美 표정]재계인사 잇단접촉 본격 투자외교

  • 입력 1998년 6월 11일 21시 13분


워싱턴을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1일오전(한국시간) 존 스미스 GM회장, 로버트 루빈 미재무장관,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총재,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IBRD)총재를 면담하는 등 본격적인 투자외교를 펼쳤다. 또 조지타운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각계 주요인사 초청 리셉션에도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주미대사관저에서 미국내 각계 주요인사 2백50여명과 만나 야당시절 자신을 도와준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 이홍구(李洪九)주미대사가 주최한 이날 리셉션에서 김대통령은 “연설문을 읽다 보면 친구 여러분들의 얼굴을 볼 수 없고 감회가 달라 즉석연설로 인사를 대신하겠다”며 모처럼 긴장을 푸는 모습.

김대통령은 클린턴 미대통령을 만나고 의장대 사열을 받는 과정을 거치며 정말 대통령이 됐음을 실감했다며 과거 민주화투쟁시절과 옥중생활 연금생활 등에 대한 일화를 유머러스하게 소개, 여러차례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그러나 “이제 더 무거운 책무를 느낀다”며 “여러분의 지원이 헛되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 참석자들은 김대통령내외와 악수를 나누며 한결같이 “김대통령이 대통령이 되어서 내가 정말 행복하다”고 우정을 표시.

리셉션에는 보브 돌 전공화당대통령후보, 톰 하킨 상원의원, 에드 페이언 전하원의원, 스티븐 솔라즈 전하원의원, 스탠리 로스 국무부아태담당차관보, 찰스 카트먼 국무부아태담당부차관보, 리처드 앨런 전백악관안보보좌관, 존 틸럴리 주한유엔군사령관,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교수 등이 참석.

○…김대통령은 이날 새벽 클린턴대통령의 모교인 워싱턴 소재 조지타운대에서 인문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로버트 갈루치 외교대학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학위수여식에서 이 대학의 빅터 차교수는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전세계의 민주주의 인권 그리고 자유를 위한 공헌을 인정, 학위를 수여한다. 김대통령의 생애는 민주적 이상에 대한 위대한 전망과 헌신을 잘 보여준다”고 학위수여 이유를 공개.

김대통령은 답례연설에서 “앞으로 한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발전시킨 아시아의 모범이 되어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날 나의 과업은 끝날 것”이라고 말해 장내에 박수.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샘 존 스미스 GM사장과 로버트 루빈 미재무장관을 잇따라 면담.

스미스사장은 “한국의 대우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갖기 위해 광범위한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설명. 그는 “일부 회사는 부채가 얼마인지도 모르는 등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고 알고 있고 미국 TV에 한국노조의 강경한 투쟁모습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아시아 외환위기는 아직 완전히 끝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

이에 김대통령은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강력히 다스릴 것이며 국민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

김대통령은 루빈장관이 금융과 기업구조조정의 어려움을 지적하자 “처음에는 저항도 있었으나 기업과 노조도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낙관적 견해를 피력.

루빈장관은 “한국은 우리에게 중요하기 때문에 하루 빨리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바란다”며 “한국을 돕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정부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

〈워싱턴〓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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