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엔低 막게 화폐개혁 해버려?』

  • 입력 1998년 6월 11일 19시 54분


“엔화의 국제화와 경기회복을 위해 화폐개혁이라도 해보면 어떨까.”

일본 집권 자민당이 끝간 데 모르게 추락하는 엔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엔화의 명목가치를 1백분의 1로 낮출 것을 제안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현 1백엔의 명목가치를 1엔으로 절하하자는 이 제안은 전문용어로는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을 하자는 것.

자민당의 관련소위원회는 10일 회의를 갖고 2001년부터 화폐단위 변경을 실시하기 위해 당내와 정계 경제계를 대상으로 설득작업을 펴기로 했다.

화폐단위 변경론자들은 내년부터 유럽연합(EU) 단일통화인 ‘유러’가 출범하는 것과 컴퓨터의 ‘밀레니엄 버그’ 문제해결을 위한 금융기관 시스템 개편도 임박한 점을 들어 2000년까지 준비작업을 거쳐 화폐개혁을 실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또 화폐개혁이 실시되면 경제적 파급효과도 커 경기대책으로도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일본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정치권이 또 쓸데없는 일을 한다”는 냉소적인 반응이다.

결정권을 쥐고 있는 대장성과 일본은행은 △경기자극 효과는 기대하기 힘든 반면 △화폐단위를 바꿀 경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크다며 극력 반대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화폐개혁은 기존 화폐보유자의 재산권을 박탈하려는 의도일 때만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경제를 모르는 정치인들의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라고 논의자체를 백안시하고 있다.

재계에서도 “무슨 엉뚱한?…”이라는 반응이어서 이 논의는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도쿄〓권순활특파원〉kwon88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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