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는 한물간 외과의사』…NYT, 비판특집 실어

  • 입력 1998년 2월 2일 19시 38분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위기의 해결사인가, 아니면 한물간 구식 금융집단인가. 우리나라가 IMF의 구제금융을 받기 시작한 지 만 두 달을 하루 앞둔 2일 뉴욕타임스지는 이 기구에 대한 각계의 비판을 모은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의 핵심은 올해 창립 54년이 된 IMF가 세계 도처에서 빗발치는 비난을 받으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 뉴욕타임스는 구제금융이 제공되는 나라들이 모두 제각각 사정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IMF의 처방은 천편일률적으로 같다는 점에 가장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하버드대의 제프리 삭스 교수는 IMF가 한국 등에 요구하고 있는 고금리정책, 금융기관 폐쇄 등 구태의연한 정책들은 해당국가의 경제활동을 위축시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 바람에 건전한 우량기업까지 수출신용장을 발급받지 못해 갚을 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이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냐고 반문했다.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도 하루 24시간 내내 국경을 넘나들고 있는 세계 자본을 규제하기에는 2차대전 직후 만들어진 IMF가 너무도 구식조직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자금의 현대적 유통을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기구를 창설하든지, 아니면 IMF의 기능을 대폭 개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IMF는 구제금융을 받는 나라들은 물론 이 기구의 세계 최대 주주국가인 미국으로부터도 비난과 공격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은 IMF 배후에 미국의 자본주의가 도사리고 있다가 시장개방과 자본 침탈을 추구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를 터뜨리는 반면 미 의회는 IMF의 구제조치가 조절기능을 잃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는 것.이런 가운데 일부 옹호론자들은 이 문제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맞서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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