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카스트로, 예수상-혁명가傳記 교환

입력 1998-01-23 19:59수정 2009-09-25 23:09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쿠바 방문 이틀째인 22일 피델 카스트로 쿠바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죄수 사면 등을 요청했다. 호아킨 나바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이 아바나의 혁명궁전에서 45분간 비공개로 진행된 카스트로와의 회담에서 사면요청을 했다고 밝혔으나 이것이 정치범의 사면을 뜻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관측통들은 회담에서 카스트로가 미국의 대(對)쿠바 금수조치 해제문제를 제기했을 것이며 사회정의 낙태 인권문제도 논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교황은 이날 아침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3백50㎞ 떨어진 산타클라라에서 집전한 첫 미사를 통해 낙태 허용과 주택부족사태 등 반(反)가족적이라고 여기는 쿠바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교황은 회담을 마친 뒤 카스트로에게 예수의 모자이크상을, 카스트로는 쿠바 독립의 영웅이자 19세기 가톨릭 성직자인 호세 바렐라의 전기를 각각 선물. 전세계 9억6천만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요한 바오로 2세와 세계 최후의 공산지도자중 한 사람인 카스트로는 96년 교황청에서 만난뒤 이번이 두번째 회담. ○…산타클라라 시민들은 대다수가 가톨릭 신자가 아니지만 처음으로 쿠바를 찾은 교황에게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는 애정을 표현. 미사를 구경하기 위해 운동장에 모인 군중들은 교황이 방탄 유리로 둘러싸인 소형 트럭을 타고 운동장에 들어서자 “교황이 우리와 함께 여기에 있다”고 외치며 열렬히 환대. 산타클라라는 쿠바혁명과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도시로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혁명 지도자 체 게바라의 유해가 옮겨져 매장됐으며 현재 6명의 반체제 인사들이 카스트로 정권에 항의,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곳. ○…쿠바의 TV와 신문들은 이례적으로 교황의 산타클라라 미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충실히 보도. 특히 국영 TV는 쿠바 정권에 불리한 내용은 전혀 보도하지 않던 관례를 깨고 교황의 비판적인 발언을 그대로 방송. 〈아바나·산타클라라APAFP연합〉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