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당선자가 80년 사형당하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대통령 당선자가 그 대가로 전두환(全斗煥) 전대통령의 미국방문을 허용했기 때문이라고 24일 전직 미 고위 관리들이 밝혔다. 지미 카터 행정부의 동아시아 책임자였던 리처드 홀브루크 전국무차관보와 그의 전임자인 마이클 아마코스트는 이날 뉴욕 타임스지에 게재한 공동 기고문에서 당시 김당선자 구명 중재과정을 공개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약.
전두환장군과 그의 동료인 노태우(盧泰愚)장군은 80년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뒤 시민봉기 선동 혐의로 야당 지도자인 김대중씨를 체포했고 군사법정은 사형을 선고했다. 당시 신군부 지도자들은 80년11월의 미국 대통령선거전에 나선 민주당의 카터후보보다 공화당의 레이건 후보에게 더 호감을 가졌다.
우리는 신군부가 레이건이 승리함에 따라 김씨의 사형집행이 보다 용이해졌다고 보고 81년1월 레이건의 대통령취임 이전에 사형을 집행할 계획이라는 「확실한 정보」를 입수했다. 이에 따라 우리는 레이건 역시 사형집행에 반대하고 있음을 한국 군부에 경고하도록 당시 레이건의 안보담당 보좌관으로 내정됐던 리처드 앨런에게 요청했다.
앨런은 김씨의 형을 감형할 경우 레이건 행정부의 첫번째 외국국가원수로 방미 기회가 전 전대통령에게 주어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결국 그는 이를 승낙했고 81년2월 워싱턴을 방문했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