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널뛰기…한때 1,900원 넘어

  • 입력 1997년 12월 12일 20시 16분


금융시장 안정 대책이 쏟아져 나오고 채권시장이 조기개방됐지만 환율―금리―주가는 조금도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외환시장은 이틀간의 거래중단에서는 일단 벗어났으나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3백원 가까이 오르내리는 심한 널뛰기를 했다. 특히 은행들이 일반고객에게 달러화를 현찰로 팔 때 적용되는 환율은 한 때 2천원에 육박한 1천9백47.73원까지 급등했다. 또 주가는 크게 떨어져 지난 87년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회사채 수익률은 내림세로 돌아선지 하루만에 다시 24%대로 올라섰다. ▼외환시장〓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종합금융사를 계열사로 거느린 기업들이 무차별적으로 달러화를 사들이면서 개장 1분만에 이날의 상한가인 1천8백91.4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은 곧바로 은행들을 상대로 「달러 매입 자제」를 당부하고 나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48분경 1천6백.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외환당국의 개입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어 원―달러 환율은 10시20분경 또 다시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외환당국은 이번에는 막연한 매입자제 당부 대신 『외환시장이 마비되면 실수요에 대해 1천7백원에 달러를 공급하겠다』며 다시 시장안정에 나섰다. 외환딜러들은 『이후 원―달러 환율은 「외환시장 마비」라는 조건을 놓고 해석이 엇갈려 1천6백원대로 떨어졌다가 1천8백원대까지 오르는 등 심한 등락을 보인 뒤 1천7백10.00원에 마감됐다』고 전했다. 13일의 기준환율은 전날보다 18.10원 오른 1천7백37.60원으로 결정됐다. ▼주식시장〓12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6.69포인트 떨어진 350.68을 기록, 350선에 턱걸이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대형증권사인 동서증권의 업무정지로 시작부터 투매물량이 쏟아져 줄곧 350선에서 맴돌았다. 주식값이 오른 종목은 41개(상한가 22개)에 불과한 반면 내린 종목은 8백50개(하한가 7백87개)나 됐다. 이날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 연중 최저 △종합주가지수 하락률(7.07%) 사상 2위 △하한가종목수 연중 2위 등을 기록, 각종 나쁜 기록을 경신했다. ▼자금시장〓채권시장에서는 제일모직 등이 회사채 8백억원어치를 발행, 모두 소화됐으나 수익률은 연 24.68%로 전날보다 1.78%포인트 올랐다. 기업어음(CP)은 할인율 연 25%수준에서도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금융기관끼리 거래하는 콜금리는 전날보다 2.29%포인트 오른 연 24.80%를 기록했다. 〈정경준·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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