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모델 나오미 맹비난…모피입고 무대 올라

  • 입력 1997년 11월 4일 19시 53분


슈퍼 모델 나오미 캠벨은 「검은 진주」인가, 「머리가 모자라는 두 얼굴」인가. 캠벨은 최근 한 동물애호단체로부터 모델 「해고 통지」를 받았다. 이유는 올해 초 이탈리아 밀라노 컬렉션에서 그가 모피코트를 입고 무대에 섰다는 것. 캠벨은 3년전부터 「동물에게 윤리적인 대우를 요구하는 사람들」(PETA)이라는 동물애호단체가 벌이는 캠페인광고에 출연, 「모피를 입느니 차라리 벗겠다」는 카피 아래 누드로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됐다.그러나 올해 느닷없이 모피를 입고 무대에 서자 PETA측은 캠벨에 대해 『머릿속이 텅 빈 생각없는 모델의 전형』 『뇌세포대신 미모만 갖춘 모델』 등 인신공격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PETA측의 분노는 최근 클라우디아 시퍼나 니콜 키드먼처럼 한때 「모피옷 안입기」에 동참했다가 등을 돌리는 모델이나 여배우들이 늘어남에 따라 더 거세지고 있다. 이들의 「배신」 이유는 크게 두가지. 첫째는 할리우드 스타의 상당수가 에이즈나 암 또는 알츠하이머연구를 후원하고 있는데 비해 PETA는 동물을 임상실험 대상으로 삼는 것조차 반대해 「노선 갈등」이 빚어지기 때문.둘째로 패션모델의 경우 샤넬 지방시 구치 등 내로라하는 세계의 톱 브랜드들이 최근 모피 소재를 애용하고 특히 올 겨울에는 천연 모피를 이용한 의상이 유행할 전망이어서 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모피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 때문. 밀라노와 파리컬렉션에 이어 곧 열릴 뉴욕컬렉션에서도 모피의상이 무대를 휩쓸 것으로 예상돼 올 겨울 동물애호단체들은 유난히 힘든 싸움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강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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