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지압장군 『한반도 고유문화,통일에 좋은 밑거름』

  • 입력 1997년 10월 30일 19시 46분


보 웅웬 지압장군(84)은 베트남에서 전설적인 영웅으로 통한다. 그는 프랑스를 상대로 한 제1차 인도차이나전쟁과 미국 등이 개입한 월남전에서 게릴라를 이끌고 모두 승리해 「베트남의 나폴레옹」으로 불린다. 하노이대 법대 출신의 인텔리이면서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게릴라전의 전략가로 유명하다. 최근 하노이를 방문한 박승준(朴昇濬) 아시아문화교류재단이사장과 만난 그는 『분단국가의 통일에 있어서는 문화적 통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은 단일민족국가이기 때문에 문화적 통일이 보다 쉬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통일 및 양국간 교류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눈 그는 『문화는 국가 통일의 기반』이라며 『천년 가까이 외세에 시달려 온 베트남이 어려움을 딛고 통일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고유문화가 살아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압장군은 75년 베트남이 통일된 뒤 국방장관과 부총리를 지내며 최고권력자로 추앙받았으나 82년 스스로 정계에서 물러나는 절제를 보여 더욱 국민적인 존경을 받고 있다. 베트남 독립운동을 함께 한 동지인 아내 당 빅 하 및 손자들과 함께 평범한 국민으로 살고 있는 그는 북한 김일성(金日成)과도 몇차례 만난 적이 있다. 한국에 관심이 많은 그는 『베트남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기술 및 자본이 결합하면 공동번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과 베트남이 더욱 긴밀한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강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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