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ETA 피랍 지방의원 끝내 피살

  • 입력 1997년 7월 13일 12시 11분


스페인의 바스크 분리주의 단체인 ETA에 피납된 지방의원이 인질극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에도 불구하고 피납 이틀만인 12일 머리에 총상을 입은 시체로 발견됐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스페인의 사법 관계자들도 이 보도를 확인했다. 앞서 일부 현지 보도 등은 에르무아市의 집권당 소속 지방의원인 미구엘 블랑코가리도(29)가 머리에 총알이 박히기는 했으나 죽지는 않고 의식불명인채 발견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BBC는 블랑코 가리도가 이날 오후 5시 15분께(한국시간 13일 0시 15분) 바스크지역인 기푸스코아州 라사르테의 철길 옆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손이 등 뒤로 묶인채 발견됐다면서 발견 당시 이미 죽은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반면 또다른 보도는 산 세바스티안의 병원 의료진을 인용해 블랑코 가리도가 피를 많이 흘렸으며 머리에 총탄이 박힌 상태였으나 발견 당시 죽어 있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를 납치한 ETA는 호세 마리아 아즈나르 총리 정부가 스페인 곳곳에 분산 투옥돼 있는 5백여명의 동료를 12일 밤 11시(한국시간)까지 바스크 지역으로 이감하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하겠다는 협박했다. 블랑코 가리도가 납치된 뒤 이틀간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졌으며 최후 통첩일인 이날도 바스크 지역의 빌바오에서는 아즈나르 총리 등이 참여한 가운데 50여만명이 ETA의 인질극을 규탄하는 親정부 시위를 계속했다. 이 시위에는 아즈나르 총리 외에 다수의 정치 지도자들이 참석해 ETA측에 인질을 살해하지 말도록 촉구했다. ETA는 지금까지 모두 77명을 납치해 이들을 인질로 당국과 협상을 한 전력을 갖고있다. 블랑코 가리도가 끝내 피살된 것으로 보도되자 그가 지방의원으로 활동해온 에르무아에서는 분노한 수백여명이 『살인자』를 외치며 ETA 규탄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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