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타 줄리 앤드루스,8일 눈물-격려속 은퇴

  • 입력 1997년 6월 11일 19시 58분


《전세계 뮤지컬팬들의 영원한 연인, 줄리 앤드루스 대표작 「사운드 오브 뮤직」을 비롯, 주옥같은 뮤지컬과 뮤지컬영화로 전세계의 수많은 팬들을 사로잡던 줄리 앤드루스(62)가 아쉬움속에 무대를 떠났다.》

그가 지난 8일 뉴욕 마르키스 극장에서 마지막으로 뮤지컬 공연을 한 뒤 은퇴하던 날 무대와 객석은 감격의 눈물과 격려의 박수속에 흠뻑 젖었다.

「할머니」 앤드루스가 지난 95년10월 숱한 화제를 뿌리며 「빅터 빅토리아」의 주인공으로 뉴욕 브로드웨이에 컴백했을 때 현지 언론들은 과연 그 나이에 뮤지컬을 몇번이나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었다. 두시간 반의 공연시간중 노래와 격렬한 율동을 계속해야 하는 뮤지컬 연기는 젊은 연기자들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중노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이 장담했던 2년에는 못미치지만 앤드루스는 18개월동안 7백22회의 공연을 기록하고 무대를 내려섰다. 담낭절개수술을 받아 병원에 입원했던 기간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2회씩 공연을 해낸 셈이다.

앤드루스의 마지막 공연이 끝나자 동료연기자들은 모두 무대로 나와 그를 상징하는 노래 「에델바이스」(사운드 오브 뮤직 삽입곡)를 합창했다. 기립박수를 보내던 관중들도 따라 불렀고 그 소리는 방음장치가 잘된 극장 밖 브로드웨이 거리에까지 울려 퍼졌다.

감정에 복받친 앤드루스가 눈물을 흘리며 손을 흔들 때 또 하나의 감격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바로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트랩 대령역을 맡았던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예고없이 극장안으로 들어선 것. 그는 근처 극장에서 연극을 공연하다 앤드루스의 은퇴식 소식을 듣고 공연을 중단한 채 달려왔다. 관객의 환호는 절정에 달했고 앤드루스는 감격에 겨워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지난 35년 런던 교외에서 태어난 앤드루스는 12세에 「별빛 지붕」으로 데뷔하면서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았고 56년에는 브로드웨이에서 「마이 페어 레이디」의 주역을 맡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63년 「마이 페어 레이디」가 영화화될 때 오드리 헵번에게 주연을 뺏겼으나 영화 데뷔작인 「메리 포핀스」로 보기좋게 헵번을 누르고 64년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65년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다시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최고의 뮤지컬 스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의 브로드웨이 마지막 작품 빅터 빅토리아는 남편 블레이크 에드워즈의 작품. 그녀는 60대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맑고 고운 목소리로 열연, 20대 못지않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나이는 어쩔 수 없었다. 담낭수술을 받은 후에도 몇차례 성대 이상때문에 대역을 내세워야 했다.

〈뉴욕〓이규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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