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정당들 노정객 공천 배제…일부는 스스로 출마포기

  • 입력 1997년 5월 13일 20시 33분


정치인의 정년은 몇 살일까. 오는 25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 대략 75세를 정년으로 보는 듯하다. 여당인 우파연합이나 야당인 좌파 모두 75세이상의 노정객에 대해서는 현역의원이라 하더라도 공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본인 스스로 출마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공산당의 역사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조르주 마르셰(77)가 고령을 이유로 출마를 포기한 대표적 인물. 마르셰는 72년부터 94년까지 공산당서기장을 지냈으며 국회의원 경력도 무려 23년이나 된다. 그는 81년에는 사회당과 연합, 좌파가 집권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전국적 인물이어서 출마하기만 하면 100% 당선이 확실한데도 출마를 포기했다. 소속정당의 조치에 반발,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노정객들이 있기는 하다. 대표적 인물이 공화국연합(RPR)의 창당 공동발기인중 한 명이었던 알랭 그리오트레(74). 당내에서 중진이상의 대접을 받던 그는 『아직 75세도 되지 않았는데 공천탈락이라니…』라며 무소속으로 출마, 우파연합의 공천자와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우파의 거물인 샤를 파스콰 전(前)내무부장관과 현 외무부장관인 에르베 드 샤레트의 개인적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그의 공천탈락은 노인을 배제하려는 프랑스 정당의 전략을 잘 보여준다. 각 정당이 노인후보를 탈락시킨 이유는 최근의 국내외 정치경험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당헌상 후보의 연령상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중 하나는 지난해 작고한 프랑수아 미테랑 전대통령이 제공한다. 88년 대통령으로 재선됐을때 72세였던 미테랑이 노쇠기미가 역력해 재임말기에 거의 국정을 살피지 못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유권자들이 젊은 후보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영국인들이 43세의 토니 블레어를 선택한 사실도 노정객을 배제하는 구실이 됐다. 〈파리〓김상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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