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관계 해빙무드 급선회…고어 깅리치등 고위급 방문

  • 입력 1997년 3월 29일 20시 15분


[홍콩〓정동우특파원]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최근 해빙무드를 타고 있다. 앨 고어 미국부통령이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자마자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 등 하원대표단과 캐니 마이크 등 3명의 상원의원이 동시에 중국을 방문하는 등 미국 최고위인사의 중국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美中(미중) 관계의 이같은 해빙은 양국이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감안할때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외교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江澤民(강택민)국가주석겸 총서기는 28일 깅리치의장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미중관계의 현상태를 「비가 온 직후처럼 맑다」고 표현, 양국관계에 만족을 표시했다. 강총서기는 이자리에서 앞으로도 미국의 의원들이 계속 중국을 방문, 상호이해를 더욱 깊게하고 협력의 길을 모색해 나가지고 제의했다. 강총서기는 또 지난 26일 고어부통령과 만났을 때는 송대 개혁가인 王安石(왕안석)의 시를 인용, 양국이 보다 거시적인 관계를 유지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불외부운차망안, 지연신재최고층」(不畏浮雲遮望眼, 只緣身在最高層―구름이 시야를 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구름보다 높은 위치에 서있기 때문이라는 의미). 강총서기는 이 시의 내용을 직접 고어부통령에게 설명해주며 미국과 중국 관계도 앞으로 높은 위치에서 멀리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미중관계를 악화시켰던 가장 큰 요인은 대만문제와 중국내 인권문제. 지난 95년 미국이 李登輝(이등휘)대만총통의 미국방문을 허용한 후 양국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중국은 미국이 「두개의 중국」을 획책하고 있다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미국의 인권시비에도 내정간섭이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급속한 관계개선은 중국의 인권문제 등을 거론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미국측의 태도변화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고어부통령은 28일 중국 방문을 마치며 미국상공회의소 상해분소에서 가진 연설회에서 양국관계는 앞으로 몇개월내에 여러가지 문제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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