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우호協 美심포지엄]北식량지원 한반도 안정도움

  • 입력 1997년 2월 19일 20시 17분


[워싱턴〓이재호특파원] 黃長燁(황장엽)의 망명으로 한반도 정세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18일 미국 메릴랜드대에서는 「한반도의 식량과 안보」라는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미우호협회(회장 金尙哲·김상철)와 워싱턴의 한국경제연구소(KEI)가 공동주최한 이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오늘날 북한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동력은 역설적으로 식량난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의 식량난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북한의 고통도 덜어주고 한반도의 안정도 꾀하도록 하자고 입을 모았다. 이희상교수(위스콘신대 경제학)는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금방 붕괴할 것으로 보는 견해는 성급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산간지방에 염소를 기르고 생산한 농산물중의 일정량은 재배자가 소유토록 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어 「경착륙」이니 「연착륙」이니 하는 것들은 맞지 않다는 것. 그는 북한을 돕되 조용하게 도울 것을 제안했다. 스티븐 린튼(유진벨재단 이사장)은 식량난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미칠 신체적 정신적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북한의 어린이들이 굶주림으로 인해 남한에 대해 한(恨)을 품게 된다면 장차 이 한 맺힌 세대들과 어떻게 통일논의를 해나갈 수 있겠느냐』고 그는 반문했다. 케네스 퀴노네스(국무부 정보조사국 북한분석관)는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식량지원, 경제제재 해제 등과 같은 유인(誘引)들을 일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對北) 전쟁 억지력을 유지하면서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릴리(전 주한미국대사)는 북한에 식량지원이 블랙홀 속으로 식량을 무한정 던지는 그런 지원이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북한은 최소한 중국식 개방 쯤은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황의 망명에 언급, 『중국이 황의 서울행에 동의할 것』이라면서 韓中(한중)양국이 협상을 통해 이번 사건을 무난히 매듭지을 것으로 낙관했다. 닉 에버스타트(미국기업연구소 객원교수)는 1921년부터 29년까지 공산 치하의 소련에 미국은 많은 식량원조를 해줬으나 그 결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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