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희 기자] 대통령직을 둘러싼 로살리아 아르테아가 임시대통령과 파비안 알라르콘 국회의장간의 권력투쟁으로 치달았던 에콰도르의 정치 위기는 아르테아가 임시대통령이 의회의 권위를 인정키로 함으로써 예상외의 반전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아르테아가 임시대통령의 자문관인 파우스토 자라밀로는 10일 밤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국민들이 아르테아가 임시대통령이 의회의 결정을 수용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는 국가가 다시 혼란에 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아르테아가 임시대통령이 알라르콘 국회의장을 대통령에 선출하려는 의회의 뜻에 따라 취임 3일만에 대통령직에서 축출됨을 의미한다.
이에 앞서 아르테아가 부통령이 임시대통령에 임명됨으로써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섰던 에콰도르 사태는 의회가 11일 다시 알라르콘 국회의장을 대통령으로 선출할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혼란에 빠져들었다.
「정치적 무능과 부패」를 이유로 지난 6일 압달라 부카람 대통령을 의회가 전격 탄핵함으로써 비롯된 에콰도르 사태는 군부와 의회의 타협으로 아르테아가부통령을 대통령에 추대하는 것으로 일단락됐으나 한때 승복의사를 보이던 알라르콘 의장이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다시 혼미속으로 빠져들었다.
아르테아가 임시대통령은 10일 의회가 새 대통령을 선출할 권한이 없다고 전제하고 만약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려면 개헌을 통해 의회에서 의원정수 3분의2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알라르콘의장은 의회가 다수결로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다고 맞서 지난번 「3인 대통령」에 이어 다시 복수의 대통령이 등장할 가능성이 농후했었다.
의회는 지난 6일 부카람대통령을 탄핵하고 알라르콘의장을 임시대통령에 전격 선출했으나 부카람대통령이 사임을 거부하고 아르테아가부통령은 헌법에 의해 자신이 대통령직을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 한때 3명의 대통령이 존재하는 극도의 혼란상을 보였다.
에콰도르 군부와 의회는 오는 98년8월의 대통령선거 이전에 언제든지 의회가 새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 하에 아르테아가를 임시대통령에 추대해 권력투쟁의 불씨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