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李圭敏특파원」 백악관의 뒷면에서 본 클린턴 대통령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지난번 대선때 클린턴대통령의 선거참모장을 맡았다가 해임된 딕 모리스는 내주에 발간될 저서에서 『그는 쉽게 울화통을 터뜨리고 참모를 경멸하는 오만한 사람』이라 비판했다고 뉴욕타임스지가 11일 보도했다.
클린턴 대통령과 20년간 친분을 맺어온 그는 작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가 클린턴을 후보로 지명하던 중요한 날 호텔방에 같이 있던 창녀에게 대통령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함께 듣도록 한 사실이 밝혀져 해임됐었다.
3백50쪽짜리 「대통령집무실의 이면」이란 제목의 이 저서에서 그는 클린턴이 자신의 참모들을 『나를 당선시킨 어린애들』이라고 비꼬면서 『이제 백악관에도 어른들을 두어야겠다』는 말을 자주해 참모진을 침통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신문조차 제대로 읽지 않고 참모진이 가져다 준 기사 요약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외부세계로부터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특히 클린턴은 부인 힐러리여사와 고위보좌관들로 나뉘어진 백악관내 두 파벌의 가운데서 고립상태에 있다고 폭로했다.
모리스는 클린턴을 대통령에 재선시키는 과정에서의 비화를 소개하면서 『대중의 시각을 의식해 골프를 하지 말고 하이킹이나 낚시 등을 하도록 유도했었다』며 그 때마다 소심한 클린턴은 낚시에서 한마리도 잡지 못할 것을 걱정했다고 전했다.
이 책을 미리 읽어 본 클린턴은 『부분적으로 흥미가 있지만 어느 곳은 잘못됐으며 어떤 부분은 과녁에서 빗나갔다』고 평했다.
뉴욕타임스는 모리스가 사임하기 한달 전에 이미 이 책의 내용을 놓고 출판사측과 2백50만달러에 비밀 교섭을 벌였으며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백악관 보좌관들이 분노를 표시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모리스는 워싱턴 포스트 뉴스위크 등에 발췌본을 몰래 미리 팔려다가 출판사측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