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만으로도 암 위험↑…일반담배와 함께 쓰면 4배로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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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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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틴 기반 전자담배(Vape·베이프) 사용이 폐암과 구강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 연구진이 주도하고 퀸즐랜드대학교, 플린더스대학교, 시드니대학교와 여러 병원 연구진이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발암(Carcinogenesis)’에 30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연구진은 2017년부터 2025년 사이에 발표된 동물 실험, 인체 사례 보고, 실험실 연구 등 다양한 자료를 종합 분석해 전자담배의 발암 가능성을 평가했다. 이는 니코틴 전자담배 자체가 암을 유발할 수 있는지를 다각도로 검토한 비교적 포괄적인 분석으로 평가된다.

약학, 역학, 흉부외과, 공중보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진은 여러 과학적 관점에서 근거를 검토했다.

연구를 이끈 버나드 스튜어트 UNSW 겸임교수는 “DNA 손상과 염증을 포함하여 암 위험과 밀접하게 관련된 초기 경고 신호가 신체에 나타난다”며 “전자담배 흡입이 구강과 폐의 세포 및 조직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전자담배 사용자는 비사용자보다 암 위험이 증가할 위험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암을 유발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스튜어트 교수는 “임상 관찰, 동물 실험, 기전 연구를 모두 고려할 때 전자담배는 폐암과 구강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평가는 정성적 분석으로, 정확한 암 발생 규모나 위험도를 수치로 제시하지는 않았다”며 “정확한 위험 수준은 장기 연구가 축적돼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자담배는 2000년대 초 처음 등장했다. 초기에는 기존 담배보다 덜 해로운 대안 또는 금연 보조 수단으로 홍보됐다. 현재는 다양한 색상과 향을 갖춘 제품이 빠르게 확산하며, 특히 청소년 사이에서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연구진은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에어로졸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금속 성분 등 다양한 발암 물질을 확인했다. 또한 인체에서 DNA 손상,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증가 등 암과 관련된 생체 지표가 나타났으며, 동물 실험에서는폐종양 발생, 세포 손상 및 암 관련 생물학적 경로 교란 등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전자담배의 발암 가능성은 여러 연구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문제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공동 저자인 UNSW의 역학자 프레디 시타스 부교수는 “전자담배로 금연을 시도한 사람 중 상당수가 결국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하는 ‘이중 사용 상태’에 머문다”며 “미국 역학 연구에 따르면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 폐암 위험이 약 4배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과거 흡연이 폐암의 원인으로 공식 인정되기까지 약 100년이 걸렸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등장한 지 20년 된 전자담배의 장기적인 건강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초기 경고 신호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전자담배의 건강 영향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까지 또 80년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사회적 논의와 정책적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093/carcin/bgag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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