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쏘공’·‘당신들의 천국’ 등 한국 문학 대표작 펴낸 문학과지성사…50주년 기념식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2일 17시 53분


1970년대부터 줄곧 한국 사회에서 문학의 역할을 모색해 온 출판사 문학과지성사가 12일 창사 50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 같은 동명의 계간지를 모태로 하는 문학과지성사는 1975년 12월 12일 창립했다.

문학과지성사는 계간지 ‘문학과지성’(1970년 창간)을 함께 만들던 문학평론가 김현, 김치수, 김병익, 김주연과 변호사 황인철이 함께 세웠다. 초대 대표인 김병익 평론가는 이날 행사에 보낸 음성 메시지에서 “그 때 우리는 문학이요 지성이요 높이 외쳐 불렀지만 시대가 지난 오늘은 밝은 그러나 조용하고 낮은 목소리로 문학이요 지성이요 절을 올린다”고 했다.

왼쪽부터 김현 김치수 김병익 김주연. 문학과지성사 제공
왼쪽부터 김현 김치수 김병익 김주연. 문학과지성사 제공


김주연 평론가는 이날 연단에 올라 “먼저 간 회사를 세운 동인들 김현 김치수 황인철의 얼굴이 생각난다. 이어 오생근 김종철이 후진으로 참가했는데 모두 일곱 사람 중 세 사람이 남았고 참 일찍 갔다는 생각 때문에 많이 그립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문지가 문학 인생의 출발이었고 그 때나 지금이나 저와 같이 느낄 분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50년이 지난 지금부터는 인공지능(AI)까지 포괄하는 전면적인 융복합 자세와 능력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학과지성 창간호(1970년). 문학과지성사 제공
문학과지성 창간호(1970년). 문학과지성사 제공


이광호 현 대표이사는 “50주년을 맞으니 두 장면이 생각난다. 1980년대 ‘문학과지성’이 신군부에 의해 폐간됐다가 1988년 ‘문학과사회’로 복간한 때, 2013년 45명 주주가 지분을 모두 양도해주어 문지문화협동조합 지주회사를 만든 일”이라며 “이 과정에서 문지는 아무도개인적 지분이 없는 독특한 소유구조를 갖게 됐다. 문학에 비유해서 말하면 문지는 우리 모두가 주인이자 손님”이라고 말했다.

문지 창사 1주년(1976년 12월) 조선작 김광규 김승옥 최인호 오규원 김화영 김현 김주연 정현종 오생근 권영빈 황동규 김치수 황인철 홍성원 이기웅 김병익 조해일. 문학과지성사 제공
문지 창사 1주년(1976년 12월) 조선작 김광규 김승옥 최인호 오규원 김화영 김현 김주연 정현종 오생근 권영빈 황동규 김치수 황인철 홍성원 이기웅 김병익 조해일. 문학과지성사 제공


문학과지성사는 1976년 최인훈 전집을 비롯해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등 한국 문학사를 대표하는 소설을 냈을 뿐아니라, 지난해 600호 출간을 맞은 ‘문지 시인선’으로도 정현종, 마종기, 이성복, 황지우, 최승자, 김혜순, 기형도 등 한국 문학의 상징적인 작가들의 시집을 출간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도 등단하기 전인 1993년 ‘문학과사회’(1980년 ‘문학과지성’이 폐간하고 1988년 ‘문학과사회’로 복간)에 시 다섯 편을 발표했고, 시집인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는 2013년 문지 시인선으로 발간했다. 문학과지성사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국 문학사를 정리한 책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 ‘젠더’, ‘사랑’, ‘폭력’ 등 4가지를 키워드로 문학사를 정리한 책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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