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가 모두 평일 오전에 열리면서 자영업자들이 기대했던 ‘치맥 특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야간 경기 효과가 사라진 탓에 업계는 비수기를 우려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내년 6월 월드컵에서 한국의 조별리그 3경기가 모두 평일 오전 시간대에 배치되면서, 자영업자들이 기대했던 ‘월드컵 특수’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거 대회에서는 야간 경기 덕에 치킨·피자 등 외식업 매출이 크게 올랐지만, 이번 대회는 주요 소비 시간이 근무 시간과 겹치는 것이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된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오전에도 월드컵 특수를 누릴 수 있을까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이번 월드컵이 오전 10~11시에 시작되더라”며 족발·피자·치킨 업종이 특수를 기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그 시간엔 치맥이 안 되는 시간대다”, “다들 일하고 있을 텐데 주문이 어디서 나오겠느냐” 등 응을 보였다. “치킨집 사장님들 대목일 텐데 아쉽겠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게티이미지뱅크 ● 왜 이번 월드컵은 ‘특수’가 어렵나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대회 일정에 따르면 한국은 A조에 배정됐으며, 조별리그 경기는 ▲6월 12일(금) 오전 11시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전 ▲19일(금) 오전 10시 멕시코전 ▲25일(목) 오전 10시 남아프리카공화국전으로 편성됐다.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달리 야간·자정 시간대 경기가 사라지면서 전통적 ‘치맥 특수’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실제 지난 대회에서는 야간 경기 영향이 매출로 직결됐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bhc치킨은 경기 당일 매출이 전월 대비 두 배 증가했고, BBQ는 1.7배, 교촌치킨은 각각 1.4배(전월 대비)·1.1배(전주 대비) 늘었다고 밝혔다. 경기 시간이 곧 ‘소비의 골든타임’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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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경기는 근무 시간 겹쳐…대목 기대 어려워”
하지만 이번에는 환경이 다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월드컵 주요 소비층이 30~40대인데, 경기가 모두 근무 시간대에 열린다”며 “야간 경기처럼 모여 주문을 넣는 수요가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아침 시간대에 열리다 보니 치킨·피자처럼 무거운 메뉴보다는 즉석식품이나 간단한 간식류가 오히려 더 팔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류 중에서는 제로 맥주 정도가 일부 수요를 기대해볼 만하다”고도 덧붙였다.
외식업계는 이번 일정이 ‘비수기형 월드컵’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경기 당일 인력 배치와 재고 관리를 최소화하는 등 대비 전략을 조심스럽게 세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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